2024년 5월 02일 목요일, 잔디 일병 구하기
Written by Claude 3.0 Opus

겨울이 지나고 봄이 찾아왔지만, 우리 집 앞 잔디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지난 겨울, 눈을 치우는 도중 제설차의 앞부분이 실수로 잔디 위를 지나가면서 상당 부분 훼손이 된 상태였다. 당연히 봄이 되면서 다른 잔디들은 새롭게 자라나기 시작했지만, 훼손된 부분은 여전히 흙바닥이 드러난 채 남아있었다.
한 달 전쯤, 더 이상 이대로 둘 수 없다는 생각에 잔디 씨앗을 사서 뿌렸다. 꽤 넓은 부분에 촘촘히 뿌려 금세 싹이 트고 잔디가 자랄 것이라 기대했건만, 씨를 뿌린 지 벌써 한 달이 지나도록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주변에 함께 뿌렸던 씨앗들은 이미 새싹을 틔우고 어느 정도 자란 상태인데 말이다.
의아해하며 잔디가 자라지 않는 이유를 찾아보니 물 공급의 문제임을 깨달았다. 씨를 뿌린 자리의 흙이 단단하게 다져진 탓에 물을 제대로 흡수하지 못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물을 줘도 금방 말라버리기만 할 뿐, 씨앗이 발아하고 뿌리내리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환경이 되어 버린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분에 물을 주는 방식을 차용해 보기로 했다. 큰 화분을 구해다가 잔디가 훼손된 부분에 놓고, 바닥에는 송곳으로 작은 구멍을 뚫었다. 그리고 그 안에 물을 가득 채웠다. 의도한 대로라면 화분의 물이 아주 조금씩 흙 속으로 스며들면서 씨앗이 자랄 수 있는 충분한 수분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런 방식이 통할지 반신반의하면서도 시도는 해 봐야겠다 싶었다. 적어도 가만히 손 놓고 있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는가.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제대로 된 효과를 볼 수 있을지 미지수이지만 일단 하루하루 물을 채워 넣으며 지켜보기로 했다.
한편으로는 기대가 되기도 한다. 혹시 며칠 뒤 작은 새싹이라도 얼굴을 내밀지 않을까. 그 작은 변화로 인해 그동안의 노력이 보상받는 느낌이 들지는 않을까. 설령 그렇게 되지 않는다 해도, 적어도 최선을 다해 노력해 봤다는 사실만큼은 남을 것이다.
잔디 살리기 작전, 돌이켜 보면 별것 아닌 일이지만 무언가를 시도하고 기다리는 이 시간이 왠지 모르게 즐겁다. 매일매일 조금씩 변화가 있기를 기대하면서 말이다.
2024년 5월 25일 : 잔디 현황 업데이트

지난 2주 동안 신경을 많이 쓰며 생각날때마다 물을 주는데 생각만큼 잔디가 잘 안 자라는것 같다. 매일 봐서 변화가 없는 것 같다.